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창업자 겸 CEO 파벨 두로프가 파리에서 체포되면서 테크 산업이 발칵 뒤집혔다. 오늘날 세계 당국이 온라인 혐오와 범죄활동에 더 경각심을 가지게 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결국 다양한 소셜 미디어 기업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로프는 텔레그램과 관련된 범죄 혐의로 파리 르부르제 공항에서 체포되었다. 프랑스 정보기관 OFMIN은 두로프에게 조직범죄 혐의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토요일에 체포된 그의 구금기간은 일요일에 연장되었고, 추가로 96시간 더 연장될 수 있다고 한다.

체포영장에도 불구하고 두로프가 아제르바이잔으로 이동하려 했던 이유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만 그의 지인과 가족은 충격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 선두주자였던 텔레그램

일론 머스크가 2022년에 스스로를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고 선언하기 전부터, 텔레그램은 이미 표현의 자유의 선두주자였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9억 명에 달하는 텔레그램은 권위주의 정권과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의 사용자들에게 생명수 같은 역할을 해왔다. 이 플랫폼은 또한 암호화폐 투자자 사이에서도 상당히 유명했다.

텔레그램은 그동안 느슨한 통제 덕분에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앱으로 유명세를 떨쳤지만, 이는 고유의 문제로 이어졌다. 이 플랫폼은 사이버범죄, 마약판매, 테러조직, 무기 판매, 사기꾼, 인신매매, 극우 단체들 사이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텔레그램이 여러 정부 기관의 감시 대상이 되도록 만들기 충분했다.

한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에드워드 스노든, 터커 칼슬, 일론 머스크를 포함한 주요 인사들은 이번 체포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공격이라 간주하며, 두로프의 석방을 요구했다.

텔레그램의 운명은?

텔레그램 또한 두로프 체포에 대해 프랑스를 비난했고, 그는 숨길 것이 없고 유럽을 자주 여행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플랫폼이 악용된 것에 대해 오너가 책임을 지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두로프 체포 이후, 텔레그램의 운명(특히 유럽에서)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러시아 SNS 플랫폼 프콘탁테의 전 홍보 책임자 조지 로부슈킨은 “아무도 이번 상황에 대비하지 못했다”라고 말하면서, 텔레그램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텔레그램에서 결정권을 행사하는 CEO 두로프의 체포는 텔레그램 앱의 운영에 지장이 생길 수 있음을 시사한다.

우선 텔레그램의 직원 수는 수십 명에 불과다. 수년 동안 텔레그램의 성장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지휘했던 엘리스 캄포에 따르면, 두로프는 중요 인프라를 포함한 모든 결제를 직접 담당했다고 한다.

“인프라 공급자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가 여전히 구금 중이라면 어떻게 될까요?”라며 캄포는 의문을 제시했다.

또한 프랑스가 텔레그램 메시지를 해석할 수 있는 암호화 키를 강제 요구할 경우, 이는 장기적인 문제로 번질 수 있다. 텔레그램은 줄곧 프라이빗 문자 앱으로 입지를 공고히 했기 때문에, 이러한 요구는 회사 정체성에 매우 곤란한 것이다.

현재 텔레그램은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에게도 비판적이었던 EU

일부 전문가들은 엑스 같은 다른 SNS 플랫폼과 일론 머스크 또한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머스크는 2022년에 엑스를 인수한 이후, 콘텐츠 검열 문제로 EU와 줄곧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유럽 위원회는 엑스가 DSA(디지털 서비스법)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편 머스크는 위원회가 벌금으로 위협하며 표현의 자유를 검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두로프의 체포는 다른 기업 리더들도 체포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머스크도 포함될 수 있다. 그는 유럽 규제당국과 줄곧 갈등을 빚었으며, 테슬라 사업 때문에 유럽을 자주 방문해야만 한다.

하지만 엑스는 텔레그램과 달리 정부의 요청을 묵묵히 따르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 측은 엑스의 콘텐츠 검열에 대해서만 문제 삼고, 엑스에 대한 형벌은 결국 벌금으로 한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2014년에 러시아를 떠난 두로프

두로프는 2006년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을 졸업하고 SNS 플랫폼 프콘탁테를 설립했다. 이는 소위 러시아판 페이스북이었고, 덕분에 그는 러시아의 마크 주커버그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다.

2013년, 두로프와 그의 형제 니콜라이는 텔레그램을 설립했다. 하지만 2014년에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니아 사용자 정보를 요구하자,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러시아를 떠났다. 그는 또한 러시아 당국의 요구에 불응하여, 사망한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계정을 차단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후 두로프는 세인트키츠 네비스로 이주하여 시민권을 얻었다. 그리고 그는 프랑스 국적과 UAE 시민권을 얻게 된다.

두로프는 벌써 10년 전에 러시아를 떠났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와 텔레그램이 여전히 러시아 정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그는 그 주장을 부인했다.

한편 두라프의 제포 이후, 러시아 대사관은 프랑스 당국에게 체포 이유를 명확히 하라고 요청했고, 그의 권리 보호와 영사접근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텔레그램, 상장 검토 중

보통 스타트업은 벤처캐피털로부터의 지분금융을 선택하는 편이지만, 텔레그램은 전환사채를 통한 부채금융을 선택했다. 여기서 선순위무담보 부채를 보유한 이들은 IPO(기업공개) 가격 대비 10~20%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조건이 충족되려면, 텔레그램은 2026년 3월 31일 전에 상장해야만 한다.

텔레그램은 또한 인공지능 챗봇 추가를 검토 중이며, 두로프는 인터뷰에서 이를 위해 소액의 자본조달을 고려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두로프는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텔레그램이 여러 인수자로부터 300억 달러 이상을 제안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회사를 매각하는 대신 상장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수익창출을 시작한 주된 이유로 텔레그램이 독립적으로 유지되기 바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두로프의 체포는 텔레그램의 단기 전망뿐만 아니라, 이 비즈니스 모델의 장기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텔레그램과 틱톡 같은 플랫폼이 전통 미디어에 대한 강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민감한 정보가 빠르게 퍼짐에 따라 규제 당국의 표적이 되는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중국과의 연관성을 이유로 틱톡 앱의 금지를 제안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미국이 중동 갈등에 대한 논란을 단속하기 위해 이런 정책을 시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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