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 구속

국내 슈퍼앱 카카오의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구속 혐의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주가조작을 했다는 것이며, 최근 법원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했다.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와 카카오가 SM엔터 인수를 놓고 치열한 입찰 전쟁을 벌였던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2023년 3월 카카오가 주가를 높이기 위해 2,400억 원 상당의 SM 주식을 고가매수한 사실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당시 매수 과정에서 553건의 거래가 발생했고, SM 주식은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 원보다 높게 오르게 됐다. 결과적으로 하이브는 SM 인수 제안을 철회했고, 카카오가 SM을 인수하게 되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개입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카카오, 2023년 SM 엔터 인수

시작부터 시끌벅적했던 SM 엔터 매각 논란은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으로 이어지면서 더욱 뜨거워졌다. SM 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전 대표가 설립한 연예기획사이며, 한국 케이팝의 상징적인 기업이다. SM 엔터는 소녀시대, NCT 127, EXO 등 걸출한 인재를 양성했고, 물론 카카오와 하이브에게 수익성 좋은 인수대상이 될 수 있었다.

SM 경영진은 카카오와 함께 하는 것을 선호했는데, SM 경영방침에 대해 두 회사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심지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

반면 이수만 전 대표는 하이브를 선호했고, 자신의 지분 14.8%를 4,228억 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M 최고 경영진들이 이를 “적대적 인수”라고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거래로 인해 하이브는 SM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다.

하이브는 주주총회 이후 SM 지분을 40%까지 늘리기로 했지만, 이는 카카오의 개입으로 무산됐다.

카카오는 SM 주주들에게 하이브보다 25% 높은 주당 15만 원을 제안한 것이다. 이 제안 이후, 카카오의 SM 지분은 4.1%에서 39.9%로 늘어날 수 있었다. 인수전에서 패배한 하이브는 남은 SM 주식 일부를 카카오에게 매도했다.

공정위, 카카오 인수 조건부 승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세조종에 대한 조사가 보류 중인 가운데, 2024년 5월이 되어서야 카카오의 SM 엔터 소유권을 승인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몇 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카카오의 멜론이 SM 소속 가수의 음원을 밀어주는 우대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또한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음원 공급을 요청할 때,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해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카카오 시세조종 의혹

이후 카카오가 SM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했고, 2023년 10월 카카오 배재현 투자 총괄 대표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배 대표 체포 이후, 검찰은 김 위원장이 SM 주가 조작 혐의에서 어떤 역할을 했을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국내 당국은 김 위원장을 공식적으로 기소한 것은 아니지만, 법원은 그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의 최대 구속 기간은 20일이며, 검찰은 이 기간 동안 사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하게 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카카오 회의에서 혐의는 사실이 아니고 어떤 불법 행위도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카카오 변호인단은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점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번 구속의 영향은?

카카오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국내 슈퍼앱으로 성장했다. 이는 카카오 뱅크, 카카오 모빌리티, 멜론 뮤직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표 앱인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90% 이상이 사용하고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유죄판결을 받으면, 카카오뱅크에 대한 최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SBS BIZ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1대 주주는 카카오이며, 지분은 27.16%라고 한다. 그리고 카카오 최대 주주는 김 위원장이며, 그의 지분은 13.27%다.

여기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려면, 5년 동안 금융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아서는 안된다. 만약 금융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되면, 국내법에 따라 은행 주식을 10%만 남기고 처분해야 할 수 있다.

이번 구속으로 인해 카카오와 관련된 금융 신사업 인허가는 모두 중단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마이데이터사업, 비금융신용평가업은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 중이며, 이는 끝없이 미뤄질 수 있다.

또한 카카오의 국제 확장과 인공지능 투자도 뒷전으로 미뤄질 수 있다.

해외 시세조종 및 내부자 거래 사례들

사실 시세조종이나 내부자거래 관련 소식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디지털 월드 어퀴지션 코퍼레이션(DWAC)의 패트릭 올랜도 전 대표를 허위 공시로 제소했다. DWAC가 기업공개를 하기도 전에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 인수를 추진했던 사실을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이는 법에 위배된다.

또한 마이클 슈바츠먼과 제럴드 슈바츠먼 형제는 DWAC와 TMTG 합병에 대한 내부 소식을 통해 2,200만 달러가 넘는 수익을 취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또 다른 유명 사례에는 해외 유명인사 마사 슈튜어트가 3년에 걸친 수사와 6주에 걸친 재판 끝에 5개월 동안 수감된 사례가 있다. 그녀는 임클론의 대표 상품이 FDA로부터 승인을 거부당하기 하루 전에 주식 4천 주를 매도하여 주가를 폭락시켰고, 그에 따라 내부자거래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그녀의 내부자거래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임클론 시스템 주식 매각과 관련된 사건 이후, 연방수사관에게 위증, 증거조작, 공모를 포함한 4가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2024년 순자산은 4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카카오 주가는 김 위원장 구속 이후 급락하여 52주 최저치에 가까워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 수장으로서 국내 128곳 계열사의 이익과 사업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카카오 주식 가치는 올해 약 25%를 잃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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