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상화폐 거래 기업 점프 트레이딩(Jump Trading)이 이번주 막대한 양의 이더를 처분했다고 한다. 특히 그 타이밍이 이번 월요일 시장 붕괴 직전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점프는 약 3억 1500만 달러 상당의 스테이킹된 이더를 매도했다. 당시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되어, 미화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한 상태였다.
아캄 인텔리전스의 데이터를 보면, 점프가 랩핑된 스테이킹 이더(wstETH) 상당량을 7월 20일부터 옮기기 시작했다. 당시 이동된 이더는 웜홀 카운터 익스플로잇 펀드 주소에서 송금된 수량 12만 개였다.
며칠 후 리도 파이낸스에서 인출된 또 다른 스테이킹 이더 토큰이 언스테이킹 토큰으로 전환되어 여러 거래소로 이동됐다. 이는 트레이딩 회사가 유동성 조달을 위해 자산을 빠르게 매도하는 조치로서 보통 약세 신호로 간주된다.
또한 스폿온체인(SpotOnChain)의 지난 24시간 데이터에 따르면, 점프가 4700만 달러 상당의 ETH 토큰을 중앙화 거래소(주로 바이낸스)로 옮긴 것으로 나타냈다. 이 수량은 즉각 매도되었을 수 있다.
블록웍스 보고서의 ETH 판매량, 금요일 이후 1억 달러 돌파
블록웍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일 동안 거래소로 전송된 이더는 1억 360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상당한 양으로 보이지만, 이 보고서는 ETH/USDT 시장의 일일 평균 거래량이 20억 달러가 넘으므로, 이 수치를 쉽게 소화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번 대규모 매도는 최근 미국 정부가 7월 고용지표를 공개하고 며칠 만에 발생했다. 공개된 지표에 따르면, 7월 동안 창출된 일자리는 114,400개에 불과하며, 이는 이전달 206,000개에 비해 매우 떨어진 수치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가 185,000개였기 때문에 분석가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주식, 상품, 암호화폐 등 다양한 자산 급락에서 드러났다.
한편 지난 월요일, 일본은행은 금리를 0.25%로 인상하고 채권 매입을 축소하기로 했다. 이는 미화 대비 엔화 가치를 급등시켰다.
그에 따라, 점프처럼 다양한 자산에 대한 레버리지 포지션을 보유한 트레이더들은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축소해야 했다. 또한 대부분 기업들은 엔화를 미화로 전환하여 달러로 거래 포지션을 오픈했다.
암호화폐 투매가 시작됐을 때, 점프는 두 가지 타격으로 인해 빠른 청산을 강행했을 수 있다. 우선 보유한 암호화폐의 USD 가치 하락은 직접적인 손실을 초래했을 것이다. 그리고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이들의 담보물 가치가 급락했을 수 있다.
키록(Keyrock)의 저스틴 다네탄은 다음과 같이 추측했다: “전통 시장에 대한 점프의 전문성을 고려하면, 이들은 외환 움직임을 잘 파악하고 엔화와의 캐리 트레이드를 선제적으로 보호하거나 조정했을 수 있다. 아니면 시장 하락을 미리 예측했을 수 있다.”
다른 금융 기업들도 이더 대량 매도
Jump Trading recently redeemed $410 million worth of 120,000 wstETH into ETH and then transferred it to CEXs such as Binance and OKX. Since July 25, 83,000 wstETH have been redeemed into 97,500 ETH, and 66,000 ETH (worth $191.4 million) have entered the exchanges.…
— Wu Blockchain (@WuBlockchain) August 4, 2024
아캄 자료에 따르면,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점프뿐만이 아니었다. 다양한 암호화폐 ETF를 제공하는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 또한 7월 말부터 이더 토큰 60만 개를 매각했다.
한편 코인셰어즈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 ETF의 자금 유출은 지난주 1억 4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주로 미국시장에서 발생했으며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점프의 진정한 동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것이 암호화폐 사업을 축소하는 계획의 일부라고 밝혔다. 점프 크립토(Jump Crypto) 대표 카나브 카리야는 6월 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조사 대상이 되면서 사임한 바 있다.
점프 크립토가 웜홀 브리지 해킹을 포함한 여러 떠들썩한 사건에 연루되어, 투자자들에게 총 3억 달러 이상 손실을 입힌 사실도 주목할만하다. 점프는 이 잘못된 프로토콜을 개발한 회사를 소유하고 있었다.
한편 이 회사는 파산된 암호화폐 거래소 FTX에도 투자했으며, 테라 USDT 가격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 악명 높은 스테이블코인은 과거 투자자들에게 70억 달러 넘는 손실을 안긴 바 있다.
유독 피해가 심한 이더리움
시네메인 벤처스의 아담 코크란은 “점프가 거래량이 적은 여름 주말에 암호화폐를 청산한 것은 이들의 암호화폐 사업이 그토록 엉망인 이유를 완벽하게 설명한다”라고 말했다.
이더리움의 지난 7일 성과는 다른 암호화폐보다 훨씬 떨어졌다. 이더리움은 거의 27% 하락하여 2,447달러가 되었다. 한편 비트코인은 17%만 하락했고, BNB와 솔라나 가격은 17% 및 23% 하락했다.
특히 점프의 조치가 이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마트 컨트랙트 네트워크의 가능성을 믿는 투자자들에게는 귀중한 매수 기회를 선사했을 수 있다.
블록웍스의 데이비드 카넬리스는 “점프가 정말로 패닉을 유발했다면, 최악의 상황은 이제 끝났을 겁니다. 시장도 그렇게 보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스테노 리서치의 분석가 매즈 에버하르트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주에 강한 유입이 보이면,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진정될 겁니다. 만약 더 유출될 경우 반대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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