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버블

테슬라와 알파벳의 2분기 실적발표 이후 기술주들이 폭락하면서, 미국 증시는 어제 2년 만에 최악의 날을 맞이했다. 두 회사는 2023년과 2024년 상반기 시장을 주도한 매그니피센트 7에 포함되었기에 그 충격이 더욱 컸다.

S&P 세계 플래시 제조업 PMI가 6월 51.6에서 7월 동안 49.5로 떨어진 데이터가 공개되어 암울함을 더했다. 또한 기존 주택판매는 6월 전월 대비 5.4% 하락하여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신규 주택 판매도 6월 동안 하락하여 617,000채를 기록했고 이는 11월 이후 최저치를 의미한다.

기술주에 대한 가치평가는 그동안 뜨거운 토론 주제였다. 하지만 두 거대 테크기업이 실적발표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고, 넷플릭스 또한 지난주 2분기 발표 이후 하락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기술주 거품이 꺼질 것을 경고했다.

넷플릭스와 알파벳 주가, 나쁘지 않은 수익에도 불구하고 하락

테슬라가 2분기 예상 실적을 달성하지 못한 반면, 넷플릭스와 알파벳은 기대치보다 좋은 매출과 이익을 발표했다. 넷플릭스는 오히려 구독자 예상치를 돌파하면서, 새로운 광고 플랜과 사용자 단속 성과를 증명했다. 3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다소 보수적이었지만, 여전히 전년동기 대비 상승을 예상했다.

알파벳의 경우, 유튜브 매출은 예상치에 약간 못 미치지만, 전반적인 성과는 분석가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약간 더 높았다. 하지만 시장은 구글 모회사가 인공지능에 너무 많이 투자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듯하다. 이들은 물론 장기 가치를 기대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투자에서 큰 수익을 거둔 테크 기업이 아직 없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AI 칩을 사기 위해 기업들이 몰려든 엔비디아의 경우는 예외지만 말이다.

테슬라는 실망스러운 성과를 보였다. 회사는 매출이 예상보다 약간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당순이익(EPS) 예상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회사는 AI에 대한 높은 투자와 여러 소프트웨어 제품의 수차례 지연을 정당화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로보택시 프로젝트의 데드라인을 2개월 연기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한 달 동안 급격히 상승했지만, 2분기 실적이 엇갈리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고, 이는 두 자릿수 하락으로 이어졌다.

기술주에 거품이 꼈을까?

기술주가 예상보다 나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하락한 것은 우려스럽다. 이것은 이들의 실적이 높은 가치평가를 정당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소시에테 제너랄의 수석 전략가 알버트 에드워즈는 지난주 기술주 폭락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테크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매우 높으며, 연 30%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테크기업들이 그동안 제공한 것보다 20%나 높은 수치다.

에드워즈는 “이러한 EPS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1990년대 후반 통신 산업의 과도한 케이블 투자와 얼마나 유사한지 곧 볼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그는 “과연 무엇이 이 테크 버블을 터뜨릴까요?”라고 질문하면서, EPS에 대한 기대감 하락이 그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술주 버블에 동의하는 분석가들

에드워즈는 기술 부문의 주가수익비율이 32배인 것을 가리키며, 시한폭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전 시장 버블과 유사점을 제시하며, “2000년 나스닥 폭락이나 1987년 폭락 당시 산업에 있었던 사람들은 거의 남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때 있었고, 당시 얻은 교훈은 결코 안일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나쁜 일은 일어날 수 있으며, 주의 깊게 살펴보면 그에 대한 경고 신호를 충분히 찾을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기술주들이 2024년 상반기에 상승했을 때, 많은 다른 부문들은 하락했고, S&P 500의 200개 종목들은 적자를 기록했다. 기술주와 다른 종목들의 큰 격차 덕분에, 이번달 초 S&P 500 기술주들은 시가총액 30%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올해 상반기 S&P 500 지수와 동일가중 지수의 상승률 격차는 10.21%였고,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큰 수치다. 또한 S&P 500 상위 10대 종목이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40%에 육박한다. 이것은 닷컴 붕괴와 비슷한 수준이다.

S&P 500

특히 매그니피센트 7과 엔비디아는 상반기 랠리를 이끌었다. 여기서 7종목을 제외할 경우 S&P 500 지수 상승률은 약 6%에 불과하며, 이는 이 지수의 올해 상승률 15%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AI에 대한 기대감 경고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은 기술주 랠리의 주요 동력이었지만,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향해 주의를 당부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제러드 우더드는 “신용 스프레드는 주식 랠리가 불안정한 것을 의미하며, 닷컴버블 이후 가장 큰 경고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시장의 좁은 랠리는 자본적 지출 확대와 비활성 자본을 전제로 하므로 불안하다”고 경고했다.

인공지능이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시장 일부는 인공지능을 닷컴버블과 비슷한 거품으로 보지만, 많은 이들은 이 기술이 기업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골드만삭스는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연 1.5% 증가시킬 수 있으며, 향후 10년 동안 S&P 500 수익을 3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주가 하락한 지금, 매수 적기?

기술주들이 하락한 것은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매력적일 수 있지만, 헤지 펀드 매니저 댄 나일스는 이것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구글에 대한 최근 시장 반응은 사람들이 언젠가는 실질적인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현실을 깨닫게 된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기술주들의 장기 강세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시스코 주가는 세 차례의 극심한 하락을 거쳐 4,000% 상승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기를 그냥 견뎌내야 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닷컴버블의 주역으로 오늘날 엔비디아와 자주 비교되어 언급되고는 한다.

한편 정점에서 급락한 기술주들은 오늘 숨을 돌릴 수 있었고, 나스닥은 프리마켓에서 보합세를 보였다. 하지만 곧 메타, 애플, 아마존이 실적발표를 준비하고 있으므로, 투자자들은 높은 변동성을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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